Copy Cat (CC)에서, 건축가이자 저술가인 판상형(정현)은 “거시적인 시점으로 서울이라는 도시와 그 속에 숨은 문화를 탐구”하기 위해 여러 필자들의 글과 작업을 모아 비정형의 잡지 형태로 책을 묶었다. 저자-편집자와 우리는 편집 과정에서 긴밀하게 대화하며 책의 콘텐츠와 관습적인 책의 기능과 형식을 재해석해 여러 겹의 층위와 평면, 그리고 3차원 축의 개념을 도입해 일종의 형식 실험을 책 안에서 시도했다.
간략하게 몇 가지 힌트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. 이 책의 얼개를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2개의 목차는 가장 큰 두 개의 레이어를 표상한다. 통합적인 가상의 서사의 층위와 참여자의 구체적 작업 목록이 그것인데, 두 목차 어느 쪽도 책의 구조를 완전히 드러내지 않지만 두 개의 목차를 겹쳐보면 좀 더 명확한 윤곽이 드러난다. 마찬가지로 이 책의 모든 요소는 제각각 자신만의 경로를 따라 지면을 통해 선형적으로 흐르면서 다시 지면의 여러 구조상 전체의 구조로서 기능하며 각기 다른 시간대와 축을 통합하는 비선형적 방식으로 제시된다. 또 지면의 가장자리에는 잡음처럼 부유하는 정보들이 배치된다. 사방에 배치된 페이지번호는 이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데 각기 다른 시간/의미 규칙을 따라 점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.
초타원형 출판 발행
ISBN 979-11-953312-8-4
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가 주관한 ‘타이포그라피가 아름다운 책 2017’의 심사의원 선정 최우수상을 수상했다.